[스크랩] 고려제다 녹차 우전 특선 시음기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시음기를 올립니다 ^^
거의 보름동안이나 비가 내려서 우리 녹차를 침만 흘리고 먹질 못했었습니다. 정말 힘든 나날들이였습니다 ㅡㅜ...
한 3일 전부터 날씨가 좋아져서 오랫만에 우리 녹차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뜬금없는 커피 이야기를 먼저 해볼까 합니다.
우리 녹차를 제다하시는 분이 지금 몇백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차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향이 있고.. 누가 자기가 만들었다며 자랑스럽게 가지고 와서 먹어보면 탄내가 진동하고.. 유념이 안되서 차도 안우러나오는 경우, 또는 너무 안익혀서 풋내가 나는 경우등... 어떻게 보면 어이 없는 차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물론 그분들도 노력하지 않은것이 아니지만,
이런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왜 이렇게 좋은 차맛을 내는 제다인이 적을까?'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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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재료가 부족해서 그런것이 아닐까요? 왜냐... 우전같은 잎은 그 시기를 넘겨버리면 구할수도 없거니와 채엽하기도 힘들고.. 그렇게 차밭이 넘쳐나는 것도 아니고. 차밭이 있더라도 그것을 채엽할만한 인력이 있는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재료가 넘쳐나면 이렇게도 만들어 보고~ 저렇게도 만들어보고 수백번, 수천번을 해보면? 좋은 차를 만들수 있지 않겠습니까? 문제는 그럴만한 차엽이 없다는데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10년을 제다하신분이 있다면 그분이 한해에 이렇게~ 저렇게~ 실험도하고.. 제다법도 바꾸어보고.. 한것이 한해에 50번이다면, 10년 해봐야 겨우 500번 해보는 것이지요..
이제 커피로 이야기를 넘겨 보겠습니다.
아래는 커피 원두 입니다. 로스팅(볶다), 제다에서는 덕음이지요.. 이 로스팅 정도가 다릅니다.
이중에 가장 맛있는 원두는? 가운데 입니다.. 로스팅의 정도가 약하면 향은 좋지만 맛이 없습니다. 강하면 향은 없어도 맛이 좋지요.. 그 가운데가 가장 적절한 볶음 정도입니다.
원두는 넘쳐납니다. 볶다가 잘못 만들면 다시 만들면 되지요.. 그러다가 가장 맛있는 정도를 알아 내곤 거기에 맞추어 제품을 생산해냅니다. 보통 원두를 볶으면 대략 10000번정도를 볶아내야 바리스타정도의 (커피 바리스타도 볶는 전문이 따로 있습니다)실력을 갖추게 됩니다 . 그런데 우리 녹차는 어떻습니까? 만번이요? 글세요... 어느누가 10000번의 실험을 했겠습니까? 더군다나 유념이나 살청, 띄우기등등 여러 제법이 뒤석여있는 상태에서...
그래서 제 생각엔 이름난 다원의 차도 올해차와 다음해 차의 맛이 다른것은 이런 연유라고 생각됩니다. 또는 그해의 기후등의 영향력도 무시할순 없겠지요..
안동간잽이가 그냥 간잽이겠습니까? 그냥 손으로 집어서 대충 쑤셔넣는 소금의 양이 디지털 저울로 한치의 오차가 없습니다. 이미.. 가장 맛있는 소금의 양을 수만번, 수십만번의 경험으로 인해 터득했다고 보는거죠...
맛집도 마찬가지 입니다. 30년 식당을 해오신 할머니가 대충 손으로 고춧가루 찌끄리지만 그것또한 가장 좋은 맛을 내는 최고의 경계점을 찿은 경험에서 온것이라 생각합니다.
녹차를 만들기가 어려운것은 .. 아마도.. 그런것일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영원히 풀리지 않겠지요... 정해진 시기에 정해진 소량의 고가의 차잎으로 제다를 할수 밖에 없는 녹차 그래서 더욱 소중합니다.... 커피 바리스타 되기는 상대적으로 쉬워보입니다. 노력하면 되겠지요... 그러나 제다는 다릅니다. 제다를 하시는 분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렇게 커피까지 들먹이며 장황한 이야기를 한것은 이렇습니다.
'오랜시간동안 만들어온 제다인의 차는 그 맛에서. 향에서 인정할수 밖에 없다'
10여년전까지만 해도 얼마 되지도 않던 제다인이 지금은 수백명.. 그중 맛있는 차도 있을것이고, 맛없는 차도 있을것입니다. 그러나 한결 같은 맛과 향을 가진 오랫동안 제다를 해오신분들의 차..
그분들은 이미 수십, 수백, 수천번의 실험과 과정을 통하여 그분들이 추구하는 가장 적절한 맛과 향을 가진 차를 제다 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현재 최고의 제다 실력을 가지고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분들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또다시 더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분들이 열심히 차에대해 연구하고 열심히 제다를 하고 계십니다. 그분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말씀을 올립니다. "힘내세요 ^^"
시음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수다가 많았네요 ^^ 이해해주세요 ^^
먼저 제 시음기를 읽는 여러 다인에게 우려의 말씀드립니다. 이시음기는 개인으로서 극히 주관적이며 저의 생각일뿐입니다. '그럴것이다' 라고 추정할 뿐입니다. '무슨향이다' 하는것도 내가 느낀것이며 다른이는 또다른 향으로, 맛으로 받아들일수 있는것입니다. 이 시음기를 읽으시고 스스로 최면을 걸어 '아!. 이차는 이렇다 '라고 생각치는 마십시요. 아 저사람은 그 맛을 느꼇구나 라고 참조를 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고수분들은 혹여 제가 잘못 생각하고있거나 잘못 느끼는 것들이 있다면 가차없이 지적하여 제 스스로 만든 오류를 고칠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요 ^^
2007년 9월 11일 날씨 맑음 완연한 가을날씨^^
오늘의 주인공 고려제다 녹차 우전 특선 입니다 ^^
오늘의 다식을 소개합니다 ^^
역시 알바가 많이 집어먹었군요 ^^... 독..새.. 실은 저도 많이 먹었답니다 ^^
봉지를 열고 냄새를 맡아보았다. 거의 보름동안 빗줄기와 높은 습도로 인해서 차가 떠버릴까봐 녹차를 마시지 못했다. ㅡㅜ 무서웠다.. 차가 떠버릴까봐.. 다행이 뜨지는 않았다 ^^ 날씨도 선선하니 녹차마시기에는 좋은 날이다. 봉지에 코를 들이대니 은은한 난향에 취할것만 같다.
1.5 그람이다. 차가 동글동글 잘 말려있다
나는 차의 시음기를 적어도 3번이상 먹어보고 맛의 공통분모를 찿고 대충 머리속에 시음기의 방향을 잡고 시음기를 쓴다.
처음 이차를 구입하고 아무런 설명이나 기본 지식없이 낮은 온도(60~70)의 물에 우려서 먹었다. 대략 5번 이상 먹어봤지만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알고보니..아래와 같았다.
끓인물.. 뜨거운물이라 해석된다. 이런 높은 온도의 물에서 우려야지 이 차의 향미를 즐길수 있었다.
각 다원의 차는 제각기 우려내는 법이 다른것 같다. 녹차는 물을 식혀서 낮은 온도에 우려야 된다는 기본 상식은 ... 조금 수정되어야겠다.. 그때그때 달라요 ^^
오늘 수고를 해주실 우리 다기님들이십니다
1.5g, 약수물, 우리 다기 데워진 다완에 차를 넣고 살짝 휘돌리고 향을 맡아 보았다.
달콤하고 은은한 청향과 난향에 취해버릴것만 같다.
1포 1.5g ,물온도 80도, 10초
은은한 난향과 청향 그리고 율금향(곡식 볶는 향), 우전 특유의 향과 맛이 좋다
목넘김또한 부드럽다... 조금 짧게 우렸다는 생각이 든다. 차를 마시고 약 10초뒤 은은한 난향이 되돌아온다.
우리녹차에서 보이생차나 암차,단총류등에서 느낄수 있는 회감 회운을 느끼기엔 조금 어렵다 생각한다. 그러나 여러 차들중 회감회운이 강하게 오진 않지만 은은하고 오래 이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도 이런경우이지 않나 한다.
내 짧은 생각인데, 중국의 녹차보다는 우리나라의 녹차가 우전의 그윽한 맛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윽한맛, 부드러운 우전의 맛은 우리차가 더많고... 회감 회운이라 할만한 향은 중국차가 더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이 조금 아쉽다. 칠불사 화장실 옆 물이 좋다는데.. 그 물로 우렸으면 좋았을탠데... 녹차와 보이차는 좋은물이 따로 있는것 같다.
많이 먹어보진 않았지만 중국차중 특히 향이좋고 단맛이 좋은 차들은 약간 단맛이 도는 그런 물이 향이나 맛을 더욱 좋게 했던것 같다.
우리차는 무미 무취의 물이 좋았던것 같다. 그 중에서도 우전의 맛이 더 많이 나는 물이 있다고 생각한다.
2포 물80도, 20초
물부을때 잠깐 뚜껑을 열었다 그 짧은 사이에 우전의 향과 난향이 뒤범벅 되어서 올라온다. 아찔해진다. 차를 마시면 마실수록 차향에, 맛에 중독 되는것 같다.
옳지! 탕색이 제대로 나왔다. 향이 뭉개뭉개 올라온다. 청향,난향,율금향,우전의 향이 입안에서 진동한다.
옟날에 아버님께서 취미로 난을 키우신 적이 있었다. 대략 2000점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없지만 그때의 난향은 장미나 국화처럼 강렬하기보다 은은하고 맑은 무언가 도도한 그런 향으로 기억한다.
이차에서는 녹차의 청향도 좋지만 내가 난향으로 기억하는 맛과 향이 나는것 같다. 향이 좋은 차를 마시다 보면 특히 보이생차에서 이빨이 시리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그런데 향도 좋지만 이빨이 시릴정도면 그차가 가지고 있는 차성이 강하다는 것일 것이다. 그것을 좋게 법제하여야(보이에서는 새월이 흘러야) 위에 부담을 덜 줄것이다. 이차도 이빨사이에 향이 남아 계속 회운을 주며 꽃향과 난향을 지속적으로 풍겨오지만 이빨이 시리지는 않는다. 법제가 잘되었다는 것인가? 그럴것이라고 추측을 해본다. 나는 차맛을 모른다. 그냥 내가 느낀 그대로만? 적는다.
탄듯한 맛(연미)은 없다. 물이 아쉽다. 좋은차일수록 물에 예민하다고들 한다. 이번 주말에는 칠불사에 가서 물을 떠와야 겠다.
나는 철관음을 개인적으로 싫어한다. 향이 너무 강하고 약간 느끼한 맛이 느껴진다. 그런데 철관음 비슷한 맛이 난다. 그러나 철관음처럼 강하지도, 느끼하지도 않으면서 풍부하고 상쾌하고 은은한 향이다. 기분이 좋다.
사군자중 아마 제일 고귀한것은 아마 난일것이다. 난이 한번 꽃대를 올릴려면 무단히도 고생해야한다. 또 꽃대가 올라와도 기껏해야 2~3개정도 필뿐(춘란), 그러나 2~3개 밖에 안되는 난꽃에서 국화 수십송이보다도 더 강하고 은은하고 청량한 향이 난다.
이 고귀한 향을 난향을 계속 간직하고 싶다. 고귀한 향이다.
3포 물80도, 30초
차엽이 조금씩 풀어진다 대부분의 차엽은 아직도 잘 말려있다. 아마 4~5번쯤가야 완전히풀어질것 같다. 탕색은 2포보다 조금 더 짖다.
흔히 고수들이 이야기 하길 그차의 진정한 맛을 알려면 1통을 다 먹어야 겨우 알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 이유가 뭘까? 온도와물,시간등을 이리저리 여러가지 방법으로 먹다보면 그 차가 가지고있는 최고점의 맛을 알수있는 그런 조건이 언젠가는 들어맛을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런 조건들을 이해 한다면 그차에 대해서 재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차상인들이 기교를 부려 맛없는 차를 맛있게 만든다고 한다. 그들은 이미 그 차에대해 완전히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아직 이차의 맛을 느낄려면 멀었다. 약 25초정도 우렸으면 좋았을것을.. 이런 멍충이.. 아직도 감을 못잡다니..
좀 진하게 우렸는지 약간의 고미가 있다. 그러나 금방 사라진다. 그러면서 약간 텁텁함이 사라지며 은은한 난향이 입천장이며 목끝이며 혀아래며 할것 없이 풍겨온다. 회운이 좋다. 숨을 쉴때마다 은은한 난향이 코로 따라나온다.
4포 물 80도, 30초
30초를 기다리는 동안 목구멍에서 단내와 향이 올라온다. 3~4탕정도에 이런 목구멍에서 단내가 올라오는 느낌을 받을때 아.. 내가 차를 마시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탕색좋고, 맛도 좋다.. 이정도의 맛을 원했다. 목넘김 부드럽고, 은은한 난향에 계속 취해만 간다. 4포째 이르러 난향은 조금 줄었지만 어금니에 침이 돌면서 은은한 난향이 계속 돌아온다.
혀로 이를 딱을때 은은한 단맛과 향을 느낄수 있어서 더욱 좋다. 혼자 있으니까 그렇지 누군가와 같이 차마시는데 그랬다면 소박맞을 짖이다.
약간의 생진 작용때문에 배가 고파온다. 떡하나 집어 먹었다.
내가 시간조절을 잘못했는지 탕색이 거꾸로다 ㅡㅡ;;
5포 물 85도 35초
탕색은 3탕과 거의 비슷하다. 우전의 그윽한 맛이 많이 줄었다. 청향,난향도 좀 줄었다. 상대적으로 난향은 조금줄었을뿐 계속 지속적으로 은은한 향을 풍긴다
6포 물 95도 40초
차엽은 거의 풀어진듯 하다. 지금까지의 탕색이라면 9포까지도 꾸준히 나올것 같다.
높은 온도에서 우려내니 또 다른 맛과 향이 느껴진다. 정확하진 않는데 약간 우아하다고 해야되나? 그런 맛과 향이다. 너무 여려서 표현을 할수가 없다.
청향과 난향이 줄면서 또다른 맛이 난다. 고수들이 말하길 차의 맛은 100여가지도 넘는다니 어느정도 수긍이 간다. 10년을 제다하시고 마신분의 말씀에 어느날 갑자기 새로운 맛을 느낀다고 한다.
차는 마실수록 어렵다
그래서 '다선일미'인가?
7포 물 98도(끓는물) 10초
지금까지의 탕색은 3탕이 가장 아름답다. 마치 맑고 깊은 연못같다는 느낌이 든다. 차향은 끈질기게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물맛인듯 하면서도 달달하면서 마신후 목구멍이 달달하다. 식혜맛처럼 착착 달라붙는다.
8포 물 98도, 30초
음.. 식혜에 꽃잎하나를 띄운듯하다 달짝지근 하면서도 은은한 난향이 아직도 조금이나마 남아있다.
작은잔 좌~우로 1~6탕 아래 물고기잔 7,8탕
엽저분석
비료와 농약은 아에 안하고 시비도 거의 하지 않는 차라고 한다... 과연 그럴만다고 생각이 든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탄력이 있어보이고 찢어지거나 부서진 잎이 없으며 탄 엽저도 없다.
1창 1기, 2기등 비교적 정확한 위치의 줄기에서 손으로 하나하나 끊어서 채엽한것 같으며 산화된 엽저는 보이질 않는다. 어린 아엽을 잡아당겨보니 탄력이 좋다. 큰 엽저도 펼쳐서 당겨보니 역시 탄력이 좋다. 끓는 물에 들어갔다온 엽저라고 생각할수 없는 탄력이다. 차엽의 색은 약간 진한편이다 차엽의 맥도 비교적 정확하고 두터운것 같다. 아직도 안풀린 엽저가 있다. 어린 아엽은 날씬하고 탄력이 있어보인다.
전채적으로 깔끔하고 은은하며 향이 8번 우릴때 까지 남아있었다. 특히 난향이 좋았던것 같다.
시음기를 다쓰고 1~8탕까지 조금씩 다시 한번 먹어보았다. 나의 취향으론 1~3탕이 가장 맛있었고 7,8탕도 맛있었다.
제다하시는 선생님들이 자신이 만든 차를 우릴때 눈여겨 잘보자.. 거기에 그 차를 맛있게 우릴수 있는 비법이 있는것 같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