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와 나/생각담기

[스크랩] 황새의 목을 조르는 개구리.

매뚜기 2012. 7. 6. 00:10

황새의 목을 조르는 개구리.

  
내게는 오래된 그림이 한 장 있다.
오래 된 일이라 누가 보내 줬는지 잊어 버렸다
.

자본도 없이 망한 식품점 하나를 인수해서

온 식구들이 이리저리 뛰어 다니던 이민생활 초기였다
.

당시에 누군가 팩스로 그림 한 장을 보내 줬는데

연필로 스슥스슥 그린 그림이다
.

휴스톤에 사는 미국 친구가 그렸던 듯도 한데

누구인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

하여튼 그 날 이후
,
황새에게 머리부터 잡혀 먹히게 된 개구리가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죽을 힘을 다 해 황새의 목을 조르고 있는
 
이 한 컷 짜리 유머러스한 그림은
내 책상 앞에 항상 자리 잡고 있다.

그림을 설명하면

잡풀이 깔린 호숫가에서 황새 한 마리가

개구리를 막 잡아내어 입에 덥석 물어넣은 모습이다.
개구리 머리부터 목에 넣고 맛있게 삼키려는 순간,

부리에 걸쳐 있던 개구리가 앞발을 밖으로 뻗어
황새의 목을 조르기 시작 했다.

느닷없는 공격에
당황하며 목이 졸리게 된 황새는

목이 막혀 숨을 쉴 수도 없고
개구리를 삼킬 수도 없게 되었다.

나는 지치고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이 제목도 없는 그림을 들여다보곤 했다.

이 그림은
내가 사업적인 곤경에 빠졌을 때

그 어떤 누구보다도 실질적인 격려를 해주었고
희망을 잃지 않도록 일깨어 주었다.

무슨 일이든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회를 살피며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용기를
개구리를 보며 얻을 수 있었다
.

가족이 운영하던 사업이 차츰차츰 성장을 하면서

가족의 노동력에 의존하여 돈을 버는
 
구멍가게의 한계에서 벗어나 보려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했다가

몇 년 동안의 수고를 다 잃어버리고 난 아침에도,
나는 이 그림을 드려다 보고 있었다
.

재산 보다 많은 빚을 가지고 이국이란 나라에서
실패를 딛고 다시 성공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절망감이 온 몸을 싸고 돌았고
나의 실수가 내 부모님들의 노후와
 
아이들의 장래를 망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죄책감과 절망이 머리채를 휘어잡게 하곤 했던 시절이었다
.

어느 수요일, 아침 저녁으로 지나가는 길에 있던

휴스톤의 유명한 소매 유통업체가
 
경영자들의 이권 다툼 끝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매장 하나당 시세가 4백만 불이나 된다는 그 회사는
내 형편으로 언감생심 욕심을 부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동양인에게는 절대 안 넘기겠다는
이상스런 소문도 들렸다
.

주머니를 뒤져 보니
68(68만 불이 아니다) 정도가 있었다.

당장 그 회사 사장을 찾아내 약속을 하고
그 업체의 거래 은행을 찾아가
 
은행 부행장을 만나 도와 달라 부탁을 했다.
그리고 그날부터 매일 아침마다

그 회사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그 회사를 바라보며

“저건 내꺼다. 저건 내꺼다” 라고
100번씩 외치고 지나갔다.

그로부터 8개월을 쫓아다닌 후
,
나는 네 개의 열쇠를 받았다.

나의 죽어가는 회사 살리는 재주를 믿어준 은행과
내 억지에 지쳐버린 사장은
 
100% 융자로 40년 된 비즈니스를
나에게 넘긴 것이다.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이익의 25%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통해
동요하는 직원들과 함께 비즈니스를 키워나갔다.

매출은 1년 만에 세배가 오르고
이듬해는 추가 매장도 열었다.

만약 그때 내가 절망만 하고 있었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가 그 개구리처럼 황새의 목을 움켜지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수많은 절망적인 상태에 놓이게 된다.

결코 다가서지 못할 것 같은 부부간의 이질감,
평생을 이렇게 돈에 치어 살아가야 하는 비천함,

실패와 악재만 거듭하는 사업,
원칙과 상식이 보이지 않은 사회정치적 모멸감,

이런 모든 절망 앞에서도
개구리의 몸짓을 생각하길 바란다
.

요즘 시대의 우리 인생은
불과 다음해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나는 과연 내년에도 이 일을 하고 있을까?
나는 과연 내년에도 이곳에 살고 있을까?

나는 과연 내년에도 건강하게 살고 있을까?

격랑의 바다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 모두에게
개구리의 용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

나는 이 그림에 제목을

“절대 포기하지 마라.” 라고 붙였다.

황새라는 운명을 대항하기에는
개구리라는 나 자신이
 
너무나 나약하고 무력해 보일 때가 있다.
그래도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
.

당신의 신념이 옳다고 믿는다면

절대로 포기하지 마시라.

운명이란 투박한 손이
당신의 목덜미를 휘감아 치더라도

절대로 포기 하지 마시라
.
오늘부터 마음속에 개구리 한 마리 키우시기 바란다.
 
 
(글쓴이 미상)
출처 : 바다세상.
글쓴이 : 해물아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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